[광주/시사종합신문]오승택 기자 = 고(故) 한진옥선생의 호남검무가 수십 년간 감춰졌던 베일을 벗고 빛고을시민문화관 대공연장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20일 김자연무용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광주광역시, 광주문화재단이 후원한 고 한진옥류 호남검무 발표회 '김자연무용단-검의노래'가 전날 오후 6시30분 빛고을시민문화관 대공연장에서 1000여명의 관객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공연됐다고 밝혔다.

이날 '검의노래' 공연을 위해 한국전통무용가 김자연 명무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활동 중인 제자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스승과 제자들은 무대에서 함께 호흡하며 호남의 수준 높은 전통 춤과 아름다고 화려한 우리춤사위를 아낌없이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공연은 여수시립국악단(상임지휘자 이경섭)의 특별공연 '타(打)'를 시작으로 김자연 명무의 고 한진옥류 살풀이, 형형색색의 전통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제자 10여명의 입춤, 옛 선비들의 기품이 한껏 서린 한량무, 신비로움을 간직한 처용무가 잇따라 무대를 장식했다.

공연 마지막은 김 명무의 애제자들로 짜인 고 한진옥류 호남검무팀이 화려하고 경쾌하게 검무를 재현해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앞서 김자연무용단-검의노래는 1991년에 세상을 떠난 고 한진옥선생의 호남검무와 전통 춤을 계승·보전하고 예술 혼을 다시한번 되새겨보는 계기 마련을 위해 재현됐다.

특히 고 한진옥선생의 조카이고 서울시무형문화재 제39호 박종선류아쟁산조 보유자인 박종선선생과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으로 구성된 삼현육각 연주가 가미돼 더욱 더 품격 있는 공연이 이뤄졌다.

고정균(한국전통문화예술원 이사장)사회자는 공연 중간 중간마다 한진옥 선생과 제자 김자연의 호남검무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했으며, 한진옥 선생의 친딸인 한효숙여사도 객석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공연의 전 과정을 지켜봤다.

삼현육각반주자 박종선선생은 "김자연 명무와 1974년부터 광주시립국악단원으로 일했으며 김 명무가 3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광주광역시 대표로 출전할 때 삼현육각에 맞춰 호남검무를 재현한 인연이 있다"면서 "김 명무는 동료이기도 했고 고모부인 한진옥선생의 제자이기도 해 더욱 각별하게 생각해왔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호남검무는 다른지역 검무와는 다르게 춤사위가 섬세하고 장엄하며 기교가 화려한 특색을 갖춘 호남 유일의 검무의 맥을 잇고 있다는 특징이 부각된다.

타 지역의 경우 통영검무, 진주검무, 혜주검무, 경기검무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계승·보전되고 있는 반면 이번에 재현 되는 호남검무는 고 한진옥선생의 제자인 김자연과 그의 제자들에 의해 명맥만을 겨우 이어왔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장 한국적이고 호남지역의 특색이며 문화 상품 가치가 높은 호남검무의 조속한 무형문화재지정 및 보존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김자연무용단은 1991년 창립해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 전야제 축하공연과 1998년 밀양에서 개최한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광주광역시 대표로 출전했다. 2001년 월드컵 홍보를 위한 미국 텍사스주 호남검무 순회공연, 2010년 창원야철국악제 호남검무 종합대상(국회의장상) 수상, 2016년 신년 맞이 나주 인문학콘서트 호남검무 축하공연, 여수진남국악대전 초청 공연 등 수차례 공연을 통해 전국적으로 위상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