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사종합신문]생명과 환경을 생각하는 문화공연으로 15년째를 맞이한 무등산풍경소리 138회가 ‘길에 서다’ 라는 주제로 7월 18일 ‘광주생명의숲 사진반 사진전’과 ‘작은음악회’로 아하갤러리에서 열린다.

‘길에 서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사진전은 숲을 가꾸고 지켜온 광주의 대표적인 환경단체인 ‘광주생명의숲’ 활동가 4명(김진아, 민형선, 양영애, 조경화)이 지난 3개월간 광주, 전남의 숲길과 마을길에서 찍은 사진 16점이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아하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아하갤러리는 (사)무등산풍경소리가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 금남로 3가 초록숲이 있는 금남공원 옆에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전시와 공연, 모임을 지원하는 열린 문화시설이다.

더불어 전시를 시작하는 7월 18일 저녁 7시 30분에는 무등산풍경소리 138회 정기 음악회가 열립니다. 러시아에서 수학한 피아니스트 이상록 님의 클래식 피아노 연주와 놀이패 신명의 대표로 소리꾼인 오숙현 님의 민요가 피아노와 협연으로 이루어지고, 민중가수로 싱어송라이터인 류의남 님과 타악연주자 이정우 님의 공연이 열린다.

무등산풍경소리는 생명존중과 환경보호의 이야기를 지난 15년간 138회의 음악회와 숲탐방, 전시로 이어오고 있는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아이콘이다.

문의 무등산풍경소리 & 아하갤러리 070-4135-0826 최명진 목사(아하갤러리 관장) 010-9932-4808 choim1@naver.com 광주생명의숲 062-234-5540

전시서문

길에 섰습니다. 가방도 휴대폰도 메모지도 종이도 손에서 놓았습니다. 편견도 선입견도 내려놓았습니다. 자동차로 버스로 바쁘게 달려가던 인생의 길에서 잠시 하차했습니다. 길에 서서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고개를 숙이기도 하고 들기도 하고 왼쪽을 보고 오른쪽을 보고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랬더니 보였습니다. 그리고 만났습니다. 찰칵!하고 길에 서서 보이는 것을 천천히, 느리게 담았습니다.

따뜻한 숲도 있었고 다정했던 사람도 있었고 지난 시절 꾸던 꿈도 보이고 앞으로 가고 싶은 길도 보였습니다.

길에 서서 만나게 된 소중한 것들을 나눕니다.

2016. 7. 18. 광주생명의숲 사진반 일동

무등산풍경소리는 2002년 생명, 평화, 환경, 문화의 화두를 들고 시작했습니다.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에서 좀 더 평화로운 방법으로 길을 가고 싶었고 뭇생명들과 만나고 싶었습니다. 좋은 이야기지만 더 아름답고 신명나는 방법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 15년 동안의 소박하고 멋없는 음악회와 숲탐방이었고 이제는 도심 속 아하갤러리로 그 어엿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났던 예술하는 마음은 잇속이 없었습니다. 유행이 없는 착하디 착한 노래를 불러주는 가수들이 그랬고, 사랑을 받을수도 없는 풀 한포기, 꽃 한송이에 아련한 글을 적어 올리는 시인들이 그랬습니다. 돈만 주면 다 살 수 있는 공산품소비가 가득한 시대에 우리는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되지 않으려고 동동거렸습니다. 다만 우리가 만들수 있는 것은 어여쁜 마음 한자락 껴안고 나누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저절로 아름다운 세상 너머 우리가 아름다운 세상이 되고자 깨침의 언어인 아하라는 단어를 앞세워 갤러리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늘 한 길에 동행이 되어주는 광주생명의숲 식구들이 소박한 사진을 꺼내어 전시를 열어주고 정처없는 길의 동반자였던 음악쟁이들이 공연을 열어주니 이 열음이 따뜻한 7월 입니다.  

2016. 7. 18. 아하갤러리 공동관장 연광 스님, 최명진 목사

광주생명의숲 사진반

김진아

김진아 내가 매일 차를 타고 다녔던 그 길을차에서 내려 하늘을 올려다 본다.땅을 내려다 본다.옆으로 고개를 돌려 본다.풀, 꽃, 나무, 흙, 물, 하늘, 구름, 사람...모든것이 있다.그리고 그것은 아름답다.그 어떤 모습이어도 아름답다.바쁜 일상 속에 사느라 늘 놓치고 지나치는 것들...그래서 좋다.잠시라도 차에서 내려 카메라를 꺼내 숨을 죽이고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이.나에게 내어주는 휴식같은 시간이다.내가 살고 있지만 내가 없이 사는 삶 속에서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만날수 있는 시간이다.사진속의 주인공은 너이지만 셔터를 누르고 있는 그 공간속의 주인공은 나이다.나는 또 수많은 길 위에서, 삶에서 무엇을, 어떤것을 마주하게 될까...오늘도 나는 길위에 선다.

민형선

민형선 전주 출생.현재, 곡성 거주.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KBS와 MBC 예능국에서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대본을 썼습니다.30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4살 터울 두 남매를 기획하며 생활 대본을 쓰고 있습니다.두 아이를 키우며 숲해설가로, NGO단체인 비폭력대화센터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자전거 국토종주와 세계여행 그리고 동화작가까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꿈이 많습니다.그 꿈길에 카메라는 제 든든한 기억저장소 역할이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광주생명의숲 사진반.

양영애

양영애 흙길, 학교를 파하면 계절에 따라 길가와 가까운 밭에 있는 무, 양파, 고구마 등을 뽑아 한입씩 베어 물고 밭둑길을 헤치고, 개구리와 뱀이 선득하게 다니는 논둑길에서 삘기 뽑아 심심한 입 달래며 가는 등하교 길이었다. 산딸기 청미래 찔래줄기를 입에 넣고 좁은 산길을 토끼처럼 뛰어다녔다. 주말이면 물때에 맞춰 동네 언니와 오빠들을 따라 개펄에 갔다. 고둥과 맛조개, 꼬막을 내 덩치만한 주전자에 가득 담아 집으로 향했다. 시골에서의 삶은 늘 그렇듯 풍경의 중심에 사람이 있었다. 해질녘 풍경이 눈부셔 집에 들어가면서도 눈을 떼지 못했던 어린 눈, 그 순간을 놓쳤다간 두고두고 아쉬울 일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지금, 이곳에 다시 섰다. 태어나면서부터 줄곧 해남 땅끝 하늘을 바라보고 자랐다. 지금도 맨발로 뛰어나오시는 뽀글머리 엄마, 아부지이분들이 떡 하니 버티고 계시니 늘 가고 싶은 길. 오늘도 하늘에 닿는 꿈을 꾸면서 발길에 물든 풍경은 마음을 붙든다. 평범했던 날이 빛나게 되길 바라며.

조경화

조경화  산에서 들에서 뛰어놀며 보낸 유년시절로 인해숲에 가면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껴자연스럽게 숲을 가꾸고 지키는 시민단체인 광주생명의숲에 몸담고 활동한지 7년째.무수한 시간을 숲에서 보내고 있지만정작 그 숲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그 길을 느리게 걸어본 순간은 얼마나 되는지. ‘길에 서다’ 전시를 준비하며 오롯이 나만의 숲길을 걸어보았다.가만히 그리고 천천히 둘러보니 숲길이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자연스럽게 드러난 황토와 초록,새들의 지저귐도, 나비의 날개짓도, 시시각각 달라지는 풀이 나무가 가슴에 파고든다편안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사람과 숲이 더불어 길을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