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1041-10번지. 여수세계박람회를 맞아 개통된 제2돌산대교를 지나 오른편으로 바닷가를 향해 새로 개통한 향일암 가는 길로 500여m 가다보면 길 왼쪽편에 몰타르와 목재로 조합된 아담한 규모의 송암갤러리가 나타난다.

“시민들은 물론 여수를 찾는 관공객들에게도 부담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곳에 갤러리를 열게 되었다”는 설명과 같이 오랜 시간 봉산동 화실에서 작업을 하다 지난 2012년 갤러리 겸 화실의 목적으로 신축한 건물의 외형은 바닷가에 위치한 탓인지 전면을 통유리로 장식해서인지 알 수 없으나 약간은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화가이자 문화예술경영자 송암 강종래 참여정부 시절 출발하여 우여곡절 끝에 2014년 완공을 목적에 둔 국립 아시아문화예술의 전당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거론되기 시작한 문화예술에 대한 기획자와 경영자 등은 기껏 큐레이터 정도를 이해하는 해당 공무원은 물론 문화예술인들에게 조차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었다. 이와 더불어 ‘문화예술의 핵심적 요소는 사람이다’는 말을 상기하면서 송암 강종래 화백의 이력을 생각하면 남도를 대표하는 화가의 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문화예술경영자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20여년 전 열악한 환경 속에서 거의 독학하다시피하여 당시로선 사법고시보다 더 뚫기 어렵던 국전에 입선을 한 다분히 천재성을 지닌 작가로 대한민국 최초로 청와대 초대로 청와대사랑채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명실상부한 화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3여통합으로 거대해진 통합 여수예술단체총연합회 초대와 2대 회장을 훌륭히 역임하였으며, 대규모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을 개최토록 하여 추진위원장을 연속하여 3회까지 역임하면서 명실상부한 국제적 아트페스티벌로 훌륭히 자리매김시킨 모습을 보면 문화예술경영 능력자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의 발전방향은? “그동안 진행된 국제아트페스티벌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외국 작가들의 현대적 작품을 접하면서 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했으며, 지역작가들에게는 시대적 사조는 물론 흐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각자 사유영역 확장에 도움을 주었다. 따라서 내년에 개최되는 국제아트페스티벌에서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외국작가들과 지역작가들이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계획이다”고 한다.

대중 속의 미술이 되어야 한다 최근 근황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대뜸 “여수를 비롯한 순천, 광양 등 인근 지역 작가들과 협의를 하여 독도미술전을 생각 중이다”고 한다. “예전에 비해 지역미술시장이 침체되었다고 말들 하는 데, 이는 작가들의 노력 부족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바꿔 말하면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가지 못하였다는 말이다. 그래서 대중 속의 미술, 시민과 함께 하는 미술이 되기 위한 더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일본 보수세력의 득세로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우기는 한편, 교과서마저 바꾸는 작업을 서두르는 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시민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여러 작가들이 참여하여 전시회를 개최하고 작품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였으면 한다” 다소 파격적인 발상이긴 하나 충분히 공감히 가는 내용이다. 이에 덧붙여 “지역작가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창작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도록 정당한 대우를 받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이다”며, “지역작가들 또한 이에 호응하여 예술성 고취를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한다. 어느 정도 이룬 오늘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예술계 원로로서 스스로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예술의 세계는 멈춤을 허락하지 않는다. 물 위에서 조용히 평화로운 모습으로 떠 다니는 오리의 물 속 모습은 한 시도 쉬지 않는 부지런한 발놀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고요함 속에서도 끊임없는 탐구 모색이 구상과 비구상이 절묘하게 조화된 근작 ‘설화’시리즈를 탄생하게 하였다는 생각을 끝으로 아뜰리에를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