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을 상징하는 ‘43번’ 버스, 되살려야!
강철남 4·3특별위원회 위원장
시사종합신문입력 : 2021. 12. 30(목) 15:32
강철남 4·3특별위원회 위원장
[시사종합신문] 제주4·3평화공원은 4·3사건으로 인해 질곡의 역사를 살아온 제주도민의 삶을 기억하고 추념하며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조성된 평화·인권기념공원으로서 4·3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인권교육의 장으로 거듭나며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그리고 43번 버스는 4·3평화공원을 경유하며 4·3유가족과 도민·관광객, 현장 체험 교육을 하려는 초·중·고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4·3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노선번호로서 알려졌지만, 아무런 공론화 과정 없이 사라졌다.

지난 2017년 8월 16일 대중교통 체계가 개편되면서 43번 버스는 돌연 자취를 감췄다. 노선번호 체계가 3자리 숫자표기로 변경됨에 따라 343번으로 바뀐 것이다. ‘4·3’을 상징하던 43이라는 번호는 사라지고, 현재는 343번과 추가 신설된 344번 2개 노선이 4·3평화공원을 경유하고 있다.

‘343, 344’라는 숫자를 통해 ‘제주4·3’을 연상해내기란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343번, 344번’이라는 노선번호에서 ‘4·3평화공원’이라는 목적지를 유추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43번 버스가 사라지면서 ‘4·3’을 의미하는 상징 하나를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과거사와 관련한 버스노선을 운행하는 곳은 광주광역시가 대표적이다. 광주광역시는 노선번호 부여법칙에 따르지 않고,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518번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해당 노선은 5·18자유공원-구)전남도청-광주역–전남대–국립5·18민주묘역 등 교통 요충지와 5·18 관련 사적지를 경유한다.

매년 손실이 발생하는 ‘적자노선’이지만 버스 이용객 대다수가 유공자임을 고려하여 예우와 편의 차원에서 노선 변경없이 운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숭고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광주시민의 마음과 태도가 담긴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518번 버스는 광주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오늘도 관련 사적지와 주요 교통 요충지를 오가며 역사적 상징으로서 건재하다. 이제는 광주시민 뿐 아니라 여기 제주에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역사적 의미와 숭고한 정신을 전달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4·3을 기억하고 알리는 방식으로서 ‘43번’ 노선번호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 백 마디 말로도 부족한 역사의 깊은 의미와 상징성을 짧은 번호를 통해 보다 쉽고 명확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3평화공원을 좀 더 쉽게 기억하고 쉽게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제주도민 뿐 아니라 제주를 찾는 모든 이들이 43번 버스를 타고 4·3의 의미를 되새기며 4·3평화공원에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국 방방곡곡에 제주에는 ‘4·3’을 상징하는 43번 버스가 달리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 43번 버스는 좀 더 쉽고 명확하게 4·3을 떠올릴 수 기억의 장치가 될 것이다.

올해 73주년을 맞은 4·3은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에 이어 12월 9일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기준안을 담은 일부개정안이 다시 한 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실질적인 피해회복’의 큰 결실을 맺었다. 제주도민과 온 국민이 4·3을 기억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43번 버스 또한 제주도민과 온 국민이 4·3의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고 공감하는 장치로서 제주에 되살아나기를 바란다. 43번 버스를 타고 4·3평화공원을 찾아 가는 모든 이들이 제주의 아픔과 제주도민의 처절한 삶을 기억하고 추념하며 화해와 상생의 여정에 함께 하기를 거듭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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