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종합신문 = 오승택 기자] ‘초원의 안개는 여전히 죽은 자들의 슬픈 영혼으로 무리 지어 떠돌고 임자 없는 백골들이 아직도 어느 굴헝, 어느 굴속에 뒹굴고...세상은 초원의 과거를 더이상 기억하지 않았다.’

서거석 전북교육감 예비후보는 지난 2일 임실군 청웅면 남산리에 위치한 폐금광을 찾아 이념대립으로 희생된 넋을 추모하며, 제주 4.3항쟁의 비극을 다룬 현기영의 단편소설 ‘마지막 테우리’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

임실의 폐금광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좌우 이념대립으로 인한 무력 충돌과 진압과정에서 폐광에 피신해 있던 주민 500여명이 희생된 장소이다. 당시 동굴 입구를 막고 굴속을 향해 3일 동안 불을 지펴 피신한 주민들을 질식시켰고, 연기에 못 견뎌 뛰쳐나온 이들에겐 총을 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혼을 달래는 위령탑 하나 없는 폐광산과 주변을 살펴본 뒤 서 예비후보는 “70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그날의 상처는 충분히 치유되지 않았다니 더욱 마음이 아프다”면서 희생된 넋을 추모했다. 이어 임실 호국원을 찾아 6.25 참전용사의 묘를 참배하기도 했다.

한편, 서거석 예비후보는 “아픈 역사의 현장이지만,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면서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서 대립이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