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종합신문] 10월 서귀포시의 어느 한 유라실생 재배 감귤 과수원에는 수확이 한창이었다. 농가에게 물었다. “삼촌 이거는 얼마에 거래하셨나요?”, 구슬땀을 흘리던 농가가 답했다. “전부 개인 택배로 판매한다. 관(3.75kg) 당 9,000원꼴로 판매하고 있는데 2~3일이면 전부 다 팔린다.”

같은 날 어느 한 감귤선과장을 방문하였다. 요즘 감귤 판매 수취가가 얼마나 나오냐 물었다. “관(3.75kg)당 3,000원쯤 나오고 있다. 감귤 소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작년에는 대형마트에도 납품을 하였으나 올해는 대형마트에서도 극조생감귤 전부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라며 깊게 한탄하였다.

서귀포시에 있어 2021년산 감귤 유통 처리는 다사다난하였다. 태풍이라는 악재를 만난 하우스감귤 유통 처리 난으로 극조생감귤 출하 시기인 9월 노지감귤의 도매시장 평균 가격은 5kg상자당 7,972원으로 전년 평균 10,200원 대비 22% 하락하였으며 감귤 비대기인 9월 늦은 장마로 소비자 선호도가 낮은 대과 발생 비율이 높아 2021년산 노지감귤의 전망을 어둡게하였다.

그러나 가을부터 계속된 맑은 날씨로 노지감귤의 품질이 점차 향상되고 타과일(딸기,단감) 생육부진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서귀포시 감귤로의 반사 소비가 이루어졌다. 이에따라 21년산 노지감귤의 평균 가격은 5kg상자당 8,038원으로 2017년산 8,768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며 마무리되었다.

만감류 또한 노지감귤의 기세를 이어받아 연일 승승장구하였다. 1월 주요 만감류의 평균가격은 3kg상자당 한라봉 15,100원, 천혜향 18,889원, 레드향 21,785원으로 역대 최고 조수입을 기록했던 20년산 1월까지의 평균 가격보다 한라봉 23%, 천혜향 18%, 레드향 3% 상승하였다.

그러나 택배 파업에 따라 설 대목 기간 만감류의 유통이 원활하지 않아 설 이후 만감류 가격은 폭락하였다. 설 이전 kg당 한라봉 4,500원, 천혜향 5,000원, 레드향 6,500원까지 치솟았던 산지 거래가격은 설 이후 한라봉 3,000원, 천혜향 4,000원, 레드향 4,000원까지 하락하였다.

올해 오렌지 수입 감소가 예상되고 3월 이후 완숙된 고품질 만감류 출하가 이루어질 경우 가격은 빠른 추세로 회복될 것으라 전망하였으나 전국적인 오미크론 확산세에 따른 경기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류 가격 상승 등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만감류뿐만 아니라 국내산 과일은 전체적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필자가 한해의 감귤 유통의 희로애락를 나열하는 데는 하나의 과제를 남기기 위해서다. 어떠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서귀포시 감귤 산업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품질감귤 생산이다. 품질이 뛰어난 맛있는 감귤은 어떠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고품질감귤 생산 중에서도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이 품종갱신이다.

유라조생, 하례조생 등의 고품질 감귤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도 농가 기대소득에 턱 없이 부족한 밭떼기거래 관당 3,000원, 일반거래 4,000원은 어찌보면 현재의 품종으로는 높은 가격일지도 모른다.

노후된 품종으로는 지금의 가격도 보전하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을 가지고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눈앞에 닥쳤다. 고유 품종별로 맞는 적정 수확시기 준수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감귤은 시간이 지날수록 품위가 좋아진다. 아무리 맛있는 품종이라도 수확 시기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외면 받기 십상이며 소비자 신뢰를 되돌리기란 쉽지 않다. 과거에 한라봉이 그랬고 현재 천혜향이 그러고 있다. 흔히 이야기한다. 30년 전에도 노지감귤 가격은 관당 3,000원이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노지감귤의 가격은 관당 3,000원이라고. 그러나 반문해본다. 감귤의 품질은 30년 전과 지금이랑 다른게 있는가라고.

소비자의 기호는 시대가 흐르며 계속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생산자이기도하지만 동시에 공급자이기도 하다. 미래 감귤산업의 해답은 이미 명확히 나와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