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종합신문 = 고성민 기자] 제주도가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초자치단체 부활로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정책 개발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주 사회복지 아젠다 포럼(수석대표 고승화)과 제주연구원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센터장 오윤정)는 지난 25일 오후 제주혼디누림터 대강당에서 ‘제주 사회복지 현안 공동 토론회’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먼저 오윤정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장은 ‘행정체계 개편과 사회복지 분야의 변화’ 주제발표를 통해 “기초자치단체가 부활하면 법인격을 갖추고 법상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 각종 사회복지 민간위탁 협약 체결, 사회복지예산의 자율적 운영, 자치입법권 부여 등 주도적인 복지업무 추진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체제개편으로 행정구역을 서제주시, 동제주시, 서귀포시로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자치단체 간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정책 개발이 가능해지고 경쟁도 이뤄질 것이다. 지자체마다 재원확보 노력 등 복지서비스 질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아울러 “현재 도 단위에만 설치된 복지 위원회를 필요 시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운영할 수 있다. 행정 의사결정에 도민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진 플로어 토론에서 고현수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장은 “기초자치단체 도입 이후 세수 확보에 대한 딜레마는 존재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도내 사회복지의 총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회복지 현장 전문가나 종사자들도 정치적 진출을 통해 정책적 발전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사회복지 초안 마련에 사회복지계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이배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연구위원은 “지금 시점에서 고민해 봐야 할 문제는 현재 광역체제에서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들이 과연 기초자치단체가 부활하면 해결될 것인가”라며 “제주도 전체 예산 중 상대적으로 낮은 복지예산 비중과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부족 문제 등은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대신 꼼꼼한 분석과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훈 사회복지in연구소장은 “현재 11개 종합사회복지관이 권역을 나눠 읍면지역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본관과 분관의 지역 구분이 달라질 경우 예산을 어느 기초자치단체 예산에 편성해야 할지 향후 다툼의 소지가 있어 이에 대한 사전 점검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부 발제를 맡은 박정훈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사회복지예산 현황 분석 및 함의’ 발표를 통해 “제주도 사회복지 예산은 재작년 기준 전국에서 11위 정도의 낮은 재정 자립도에도 복지지출 자체예산 의존도는 다른 지역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자체재원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면, 제주도는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자구책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분담금 도입 등 지방세 확대와 관련한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흔히 복지예산 목표치 달성 여부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예산의 한계적 상황에서 도민 욕구를 얼마만큼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접근할지 실질적인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목표달성 자체가 복지예산 확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 사회복지 아젠다 포럼은 지난 2022년 도내 20개 사회복지 단체가 모여 출범해 도지사의 복지공약 이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지역 복지현안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