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종합신문] 공무원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다.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며, 직무는 국민을 위해 수행하는 것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매 순간 되새기는 자세가 바로 청렴이다. 청렴은 선택이 아니라 공직자의 존재 이유이며, 공정한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다.

청렴이란 단지 금품을 받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목민심서』에서 정약용은 직무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 전반을 청렴의 범주로 보았다. 이를테면 편의를 봐주는 작은 관행, 침묵으로 동조하는 무관심도 청렴의 반대편에 있다.

오늘날 공무원의 업무는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한다. 각종 민원, 정책 기획, 예산 집행 등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청렴은 더욱 중요해진다. 투명한 절차, 공정한 판단, 이해충돌 회피가 없다면 시민의 신뢰는 쉽게 무너진다. 신뢰는 단기간에 얻을 수 없고,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지역 밀착형 행정을 수행하는 지방직 공무원에게 청렴은 더욱 중요하다. 지연이나 학연이 개입될 여지를 차단하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준으로 다가가는 것이 시민에 대한 존중이다. 청렴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드러나는 태도이다. 사소한 절차 하나에도 원칙을 지키려는 의지와 작은 이해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직함이 쌓여 행정의 신뢰를 만든다.

매일의 선택 속에서 청렴을 지켜나갈 때, 시민은 공직사회를 믿고 행정을 신뢰할 것이다. 그것이 공무원의 길이고, 공무원이 지켜야 할 본질이다. 공직자는 시민의 눈높이보다 한 발 더 엄격해야 한다. 그것이 신뢰를 쌓는 길이자, 스스로를 지키는 길이다.

청렴은 단지 공직자 개인의 미덕이 아니라, 행정 전체의 품격을 좌우하는 기준이다. 오늘도 첫 마음을 떠올리며 묵묵히 일을 수행하는 공무원들에게 청렴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도 공직의 본분을 잊지 않게 하는 나침반이다.